새벽, 편지함을 열면서.
생활의 발견/대학시절 2008/06/18 01:27 |
(2002.8.6. 새벽 4:44. 외대학보 다음 카페에 올린 글.)
책상 밑에 박스하나가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집에서 들고 온 편지함입니다. 중학교때부터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소중한 사람들이 내게 주었던 편지가 들어있습니다. 심지어 '공부 열심히 해!'라고 써져 있는 자그만 쪽지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모아서, 제 편지함은 초과상태입니다.
편지함을 열면, 나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내게 써 준 글을 읽으면 제가 보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항상 매점에서 크런키 한 개를 사 먹던 내가 친구가 써 준 편지속에 보입니다. 고1때 식사시간때마다 식사는 뒷전이고 복도축구에 열중하던 내가, 스티커사진 찍는것을 무진장 좋아해서 일주일에 만원을 스티커사진에 써버린 고2때의 내가... 맘먹고 공부를 시작한^^; 고3때 친구랑 계획점검하면서 지켜지지 않은 사람이 프링글스 사오기 내기를 했던 내가 보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이었나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그리워 하는걸 보니.. 그 사람들이 차지하던 제 마음의 공간이 존재했었다는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외대학보사라는 공간에.
시간이 흐르고 되돌아보았을때 지금 시간들이 너무도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도록 전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고 또 만남의 깊이를 더 깊게 하기 위해서
꼭 '만나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있는 자신의 가치를
점점 잃게 될 것입니다.
인간소외현상.
교과서나 일부 논문, 신문에서만 언급되는 학문적인 것이 아닙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속에서 나의 모습이 조금씩 지워지는게
인간소외인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지금까지 맺어온 인연들, 참 소중하고 특별한 인연들...
지키기 위해서 조금씩 자기 것을 희생하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것은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으면서 무얼 얻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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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훠나. 내가 이런 글을 썼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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