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
생활의 발견/러시아에서의유월 2008/06/15 03:41 |(2006년 여름. 러시아-터키 여행 소감.)
- 표현 : 영어 공부할 것. 이스탄불에서 장사꾼들과 대화할 때 바닥난 내 영어실력을 기억할 것. 발음이 자기나라식이었어도 당당하게 자신을 말하던, 표현할 수 있었던 그들을 마음속에 담아두기.
- 이해 : 성경을 읽을 것. 성경을 모른채 서양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음. 성당과 미술관에서 숱하게 봤던 4복음서 사도들의 상징이, <마태-천사, 마가-사자, 누가-염소, 요한-독수리> 인 이유를 찾아볼 것. 그리스로마신화도 읽을 것. 다 까먹은 채 에르미따쥐 미술관 가서 헷갈렸던 시간들 잊지 말 것.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카톨릭 성자들의 역사까지.
- 구별 : 시대별로 대표되는 사조들과 특징적인 작품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 고대부터 현대까지 모든 흔적들이 뒤엉킨 박물관에서 구체적이진 못하더라도 고대그리스로마시대랑 근세르네상스시대는 구별할 수 있어야 함. 누나설명들으면서 겨우 깨달은 나름의 구별법, 까먹지 말 것.
- 받아들임 : 연극을, 공연을 많이 볼 것. 학생증만 보여주면 모든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러시아가 부러웠으나,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최대한 싸게 볼 방법을 강구하여 많이 볼 것. 웬만하면 희곡을 읽고 극장에 가서 최대한 받아들이고 생각해 볼 것. 그래야 돈이 안 아까울 것.
- 기억 : 밤새 보드카를 마시며 만났던 열정있는 사람들을 잊지 말 것. 많은 사람들이 조심스레 안전한 길을 택할때, 두렵지만 자신이 원하는 길을 향해 성큼성큼 발을 내딛고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기. 내 안의 많은 가능성, 그 문을 두드리기 망설여질 때마다 그 사람을 떠올릴 것.
- 그래서 결국 疏通 : 모스크바, 아르바뜨거리에서 떠들썩하게 웃으며 지나가던 그들에게 카메라를 올리며 "모즈나?" 묻자 멈춰서 포즈를 취하던 즐거운 학생들. 뻬쩨르부르크, 넵스킨대로를 산책하듯 마지막으로 거닐때 쌀쌀한 바람과 같이 불어오던, 우리쪽으로 걸어오던 수많은 인파. 이스탄불, 그랜드바자르의 10개 언어를 구사하는 듯한 굉장한 장사꾼들과 신기한지 자꾸만 쳐다보다 "hello, what's your name?"하고 물었던 소년. 사람들, 사람들... 지금도 그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여행을 마친 난 지금 여기에. 우리들, 소통할 수 있을까요? 순간이었지만 난 가능성을 발견했고, 그래서 기뻐요.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당신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할게요. 함부로 살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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